코로나가 번지자 한편으로는 디지털화와 재택근무를 통해 생산성이 증대되고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전세계는 생산성 저하와 둔화된 경제 성장률로 고통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하자 공포가 번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1년 코로나 백신 개발이 성공하자, 혁신의 힘에 장미빛 전망이 돌기 시작했다. 나아가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며 오랜 출퇴근 시간과 오피스 뒷담화에서 인류가 해방되며 생산성이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도 더해졌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0년대는 스마트폰 혁명으로 많은 혁신이 있었다는 우리 인식과는 달리 실제로는 선진국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미국의 생산성(시간당 산출량)은 감소되었고, 생명을 연장시키고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만한 혁신은 줄어들었다. <이코노미스트> 분석 결과, 세계 경제가 더 생산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

단적으로 미국과 영국의 생산성은 줄어들고 있다. 2022년 2분기, 미국 임금 노동자수는 130만명이 증가했으나 GDP는 0.1% 하락했고, 영국 역시 GDP가 비슷하게 감소했으나 임금 노동자수는 15만명 증가했다.

낙관론자들은 투자의 과실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한다. 팬데믹 시절 이루어졌던 투자가 성과로 나오는 시점은 2024년 이후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아 보인다.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현재 기업 투자 대부분이 생산성 제고 목적이 아닌, 불안정한 공급망에서 비롯된 재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2021년 하반기 독일 기업 투자의 9%는 재고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매우 높은 수치였다. 많은 기업들의 신규 기술을 위한 R&D 지출 비율이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 그리 높지 않다. AI나 자동주행, 로봇과 같은 신기술보다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두번째는 재택 근무의 생상성 향상이 증명된바 없다라는 점이다. 이제 재택근무는 ‘뉴노말’이 되었다. 현재 미국 노동자의 1/3 이상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이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가 생산성에 주는 영향은 ‘불확실’에 가깝다. 재택근무는 익숙한 환경에서의 ‘몰입’을 강화할 수도 있으나 반려견과의 ‘산책’을 더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은 여전히 직원들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더 쓰고 있다. 계속되는 코로나 유행으로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못하며, 병가를 내는 직원들의 숫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결국 현재로서는 팬데믹이 생산성을 이끌 절호의 기회라는 기대는 무너지고 있다. 오히려 팬데믹에 대응하느라 혁신을 위한 투자 대신, 현재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에 급급한 상황이다. 희망 섞인 기도만으로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출처: “The missing innovation boom”, Economist (Aug 28th,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