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늘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시달린다. 목표를 안세우자니 시대 흐름에 뒤쳐지는 것 같고, 세우자니 어차피 몇 일 못가서 흐지부지 될 것을 알고 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유쾌한 영화가 있다. 바로 2013년에 개봉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이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주인공은 평범한 중년 남성이다. 취미도 멋진 삶과는 동떨어진 ‘상상하며 멍 때리기’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일하는 잡지사가 오프라인 잡지를 폐간하고 온라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구조조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마지막 폐간 잡지의 표지를 장식할 필름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자, 주인공은 그 마지막 필름을 찾아 전세계를 여행한다.
삶의 의미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영화는 주인공이 일하는 라이프(Life)의 미션(Mission)을 통해 그 주제의식을 표현한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여행과 경험을 통해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 영화’이다. 이륙하는 헬기에 뛰어오르고, 헬기에서 뛰어 내린 후에는 바다에서 상어와 사투를 벌이고, 어렸을 때 취미였던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수십 Km를 활주한다. 급기야는 히말라야 고봉에 오른다.

영화는 평범했던 주인공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인생의 목적’을 재확인하는 과정을 위트 있게 그리고 있다. 다양한 여행과 경험을 통해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뛰어넘고 자신의 한계의 벽을 무너트린 주인공은 다시 자신의 거처로 돌아와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고백하며 상대에게 다가간다.
이 영화의 백미는 후반부에 드러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달여 동안 ‘눈표범’이 나타나길 기다리던 사진 작가 숀은 결정적 순간에 셔터를 누르지 않는다. 왜 찍지 않느냐는 월터의 물음에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정말 아름다운 장면을 보면 그 순간에 머물고 싶다. 지금 이곳 그리고 저기”
오늘날 미술관에서 우리는 명작을 기억하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수 없이 누르는 이들을 쉽게 접한다.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소거하고 렌즈의 힘을 빌린다. 그 무언가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때로는 편리하고 간편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은 소거되고 남에게 의존하는 경향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2016년을 맞아 새해 목표를 세울 때, 이 영화를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아이슬란드의 자연 풍경에 빠져 있다보면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새해 목표에 대한 영감을 줄 수도 있다. 라이프지의 미션을 떠올려도 좋다. 그리고 사진 작가 숀의 조언대로 마음 속에 남기고 싶은 그 순간이 무엇인지 떠올려도 좋다. 월터의 상상이 현실이 되었듯이, 우리도 마음껏 상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