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70년대 일본 제조 기업들의 공격은 거셌다.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던 미국 기업은 자리를 빼았겼고, 전략의 부재를 한탄했다. 1979년 마이클 포터 교수의 <경쟁 전략>이 탄생한 배경이다. ‘경쟁 전략’은 경쟁자와 ‘무엇이 다른가’를 끊임없이 묻는다. 그리고 그 결과로서 ‘차별화시키거나 싸거나’라는 유명한 명제를 만들어냈다.
2/ 하지만, 경쟁 전략의 폐단도 나타났다. ‘무엇이 다른가’를 묻는 순간, 우리의 무의식은 ‘무엇이 같은지’를 주목한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그래서 만고의 진리다. 경쟁사를 벤치마킹하며 차별화하려고 노력할수록 역설적으로 같아지는 모순에 봉착했다. 경쟁사를 잘 이해하려면 할 수록 그들과 생각의 패턴이 유사해지며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3/ 따라서, ‘무엇이 다른가’보다 ‘무엇을 새롭게 할 것인가’가 더 전략적인 질문이다. ‘새로움’을 고민하는 순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무엇을 없앨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불필요함을 제거하고 단순화할수록 고객이 원하는 본질에 가까워진다. ‘마차’에서 말을 없애는 순간, ‘포드의 T모델’이 탄생했고, 서커스에서 동물 공연을 없애는 순간, ‘태양의 서커스’가 탄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을 없애겠다고 마음 먹는 순간, 그 자리에 ‘새로움’이 들어설 가능성이 커진다.
4/ 블루오션은 흔히 레드오션의 반대말로 활용된다. 하지만, 블루오션의 진정한 의미는 레드오션을 벗어나려는 ‘전략적 이동’의 행위 전부에 있다. 즉, 레드오션이 아닌 것이 블루오션이라기 보다는 레드오션을 벗어나려는 그 모든 시도를 블루오션으로 가는 여정이라 정의하는 것이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5/ 무언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그 ‘무엇’에 빠져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며, 노력을 하면 할수록 저성과의 늪에 빠진 것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노력을 하면 할수록 삶이 퍽퍽해질 때, 스스로가 레드오션에 갇혀 있음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레드오션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비울 때이다. ‘나’를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그 ‘무엇’을 버리는 결단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레드오션을 벗어나려는 모든 시도는 겸손하고 겸허하다.
6/ 블루오션은 멀리 있지 않다. 새로운 기술 혁신이 중요하지도 않고, 현재의 레드오션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파라다이스를 꿈꿀 필요도 없다. 블루오션은 지금 발을 내딛고 있는 현재에 있다. 나와 고객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나의 본질과 고객 니즈의 핵심에 가까워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깍고 내려야 하며, 고객 니즈의 본질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질문해야 한다. 군살을 제거하고 뼈대만 남기려는 결단에서 시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뼈대만 남겨야 반대로 새로운 살을 찌울 수 있기 때문이다.
7/ 다르기 위해서는 같아져야 하며, 새롭기 위해서는 비워야 한다. 역설적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것을 버릴 수 있을 때,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그래서 블루오션 전략이 묻는 질문은 철학적이다.
8/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비울 수 있는가?’
<W. Chan Kim and Renee Mauborgne, “Blue Ocean Strategy“, Harvard Business Review (October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