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이버 경영진은 네이버웹툰의 2분기 적자 291억원을 ‘의도된 적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성장성을 위해 수익성을 포기했다는 의미일텐데 그렇다고 보기에는 MAU 성장세가 약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2/ 콘텐츠 사업에서 흑자 전환은 뜨거운 감자입니다.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콘텐츠 사업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사업자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역시 북미 사업을 제외하고는 적자이며, 왓챠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매각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시즌-티빙 합병설이 나오는 이유도 적자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Ifix, 훌루는 청산 또는 매각되었으며, 태국에서 라인TV도 결국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불과 몇 년만에 OTT 사업은 합종연횡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3/ 네이버웹툰의 국가별 성과를 살펴보자면, 일본은 일평균 매출 12.4억원에 일평균 적자는 약 1.3억원이며, 미국은 일평균 매출 1.8억원에 일평균 적자는 약 1.1억원입니다. 바꾸어 얘기하면 일평균 2.4억원 적자를 내면서 일본과 미국에서 14.2억원 일평균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4/ 네이버 경영진은 2-3년 내, 한국의 흑자 구조가 일본과 미국에도 가능할 것이라 언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고정비나 변동비, 마케팅비 구조를 알수는 없어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몇 가지 전략적 질문을 던져볼 수는 있습니다.
— 1) 앱수수료(30%) 외에도 변동비(작가 수수료)가 높은 네이버 웹툰 사업 구조에서 매출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마케팅비를 제외한 고정비가 커버 가능할까요?
— 2) 일본 매출이 미국의 약 7배임에도 불구하고 적자인데, 그렇다면 미국 사업이 본질적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하긴 할까요? 미국이 일본 대비 고정비가 유사하다고 가정하면, 미국 시장 규모는 일본 대비 작을 수 밖에 없는데 어렵지 않을까요?
— 3) 마찬가지로 기타 국가 역시 일평균 매출 1.2억원 일평균 적자는 1.7억원인데 구조적 흑자 전환이 과연 가능할까요?


5/ 네이버 경영진의 주장처럼 2-3년 내 흑자 전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해보입니다.

6/ 예를 들어, 1) 해외 사업의 경우 극단적으로 고정비(특히 인건비)를 줄여야 합니다. 외국에서는 앱수수료 30%를 피할 수 없고, 여기에 작가 수수료를 높게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작가 수수료를 줄이기에는 그동안 네이버웹툰이 추구했던 철학과 배치되기에 어려운 결정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고정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는 것 밖에 답이 없어 보입니다만, 이 역시 네이버웹툰이 추구하는 현지화 전략과 상이해 어려운 결정으로 보입니다.

7/ 2) 네이버웹툰의 전략적 방향성 중 하나는 로컬 창작자 육성입니다. 당장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로어 올림푸스’와 같은 사례처럼 현지에서 대박 작품을 기대하는 전략입니다. 문제는 이 역시 고비용 저효율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분명한 경쟁 우위가 될 수 있으나 작가 수수료(MG 포함), 관리 인건비 대비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매출을 기대하지 않고 오랜 시간 인내해야 더 좋은 작품과 작가를 발굴할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8/ 3) 효율적으로 번역비를 관리해야 합니다. 현재 네이버웹툰 뿐 아니라 카카오웹툰 및 다양한 웹툰 플랫폼에서 한국 작품 뿐만 아니라 중국 웹툰 현지 작품을 소싱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매출은 한국 작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일본 피코마에서 한국 웹툰은 수량 관점 2%가 채 되지 않지만 매출은 40% 이상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타파스에서도 한국 웹툰은 수량으로 보면 1% 수준이지만 매출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9/ 4) 네이버웹툰은 MAU를 핵심 지표로 삼고 있기에 높은 서버 비용을 수반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유저가 들어오고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비스에는 좋지만 꽤 상당한 서버비를 발생시킵니다. 그나마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보다는 저렴하지만 그래도 꽤 높은 비용임은 간과할 수 없습니다. 요즘에는 아마존 외에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클라우드 사업을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어 협상을 통한 절감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0/ 5) 마지막으로 마케팅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1 USD 비용 대비 더 높은 설치, 회원가입, 구매까지 연결된다면 더 적은 비용으로 현재의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웹툰 또는 만화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서브컬쳐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미국 등의 시장에서 정밀한 타켓팅을 해야 하고 그만큼 단가 효율은 안좋아질수 밖에 없습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매출이 일본 매출의 14% 수준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즉,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마케팅비를 쓰며 적자를 키울 수 밖에 없는 딜레마 상황입니다.


11/ 따라서 네이버웹툰이 추구하는 전략을 통해 유추해봤을 때 단기간에 흑자 전환은 어려워보입니다. 오히려 적자를 유지하며 투자를 지속해야 웹툰의 생태계가 현지 시장에 자리잡으며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일 것으로 보입니다.

12/ 콘텐츠 산업은 여전히 큰 구조적 질문에 봉착해 있습니다. ‘유의미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면서 흑자 구조를 가져가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입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산업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든 좋은 사례입니다. 문제는 제2의 넷플릭스가 과연 가능한가입니다. 이커머스에서 제2의 아마존이 나올 수 있느냐라는 질문과 유사하며, 쿠팡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13/ 위 질문과 챌린지는 사실 네이버웹툰 뿐 아니라 카카오 및 이 업계에 있는 모든 사업자에게 해당합니다. 저는 현재 웹툰 업계가 최근의 고성장기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4/ 적자를 감내하며 오랜 시간 시장을 개척해온 네이버웹툰에 대해서는 저를 포함해 이 업계에 계신 많은 분들이 존경심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수익성은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나, 그 동안 네이버웹툰이 추구한 생태계 구축 관점의 철학은 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참고 기사] 지표로 본 네이버 웹툰 사업, ‘의도된 적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