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0년 후 미래 (링크)‘가 눈길을 끌었던 첫 번째 이유는 중국에 대해 어느 일반적 시각과 달리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중국의 급속한 성장 탓에 많은 이들이 중국이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30년 동안 경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부상되기 이전 약 200년 동안은 세계 무대 밖에 있었다는 점 또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80년대 미국의 GDP 규모의 약 75%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일본이 미국을 제끼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되던 그 때, 일본의 경제는 미국의 플라자 협정에 의한 ‘엔고’와 ‘버블 붕괴’를 맞으면서 급속도로 하락해갔던 역사적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GDP 규모 대비 약 50% 정도 이상을 따라 잡고 있으나, 중국을 지배하는 기본적 속성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저자는 이를 “Deep Factor”로 명명한다.
저자에 의하면 딮 팩터란 사회, 문화, 정치 전반에 내재되어 있어 단기간에 바뀌기 어려운 기본적 속성 정도로 풀이하고 있다.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유교적 정신에 더해 만연하고 있는 부패, 그리고 기업하기 힘들 정도 정도로 까다로운 규제들. 이런 까닭에 저자는 중국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을 만들기 어려우며, 만들더라도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어렵다고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일시적으로 미국을 따라 잡는다고 해도, 이런 기본적 속성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미국에 의해 따라 잡힐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미국이 아동 노동을 폐지하고,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각종 부정 부패를 바로 잡으려고 한 법제화 노력들이 과거 약 150여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중국 역시 15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정도 물리적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중국이 10년 만에 각종 부정부패나 기업 문화를 한꺼번에 바꾸기 어렵다는 점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중국의 몰락 외에도 저자는 유럽연합(EU)의 몰락을 예측하고 있다. 그리스 위기가 현실화되고,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채 외기가 예상 되는 현 시점에서 EU 몰락은 당연해 보일 수 있어 새롭게 들리지는 않았으나,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주장은 참고할만 했다. 나라마다 위험도(Default Risk)와 성장률이 다른 상황에서 남부와 북부 유럽간 격차 그리고 서부와 동부 유럽간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며, 이 격차는 재정정책과 금융정책(특히 금융정책)을 무력화시키는 단일 화폐 체계에 심각한 균열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눈길을 끌었던 저자의 예측은 앞으로 ‘금융허브’가 지고 ‘라이프스타일 허브’가 뜬다는 주장이었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 소위 허브는 금융이나 상품 중심이 아니라 살기 좋은 곳이라는 주장이다. 앞으로는 전문가 특히 국가간 상품/서비스 교역을 이어주는 미들맨(Middle Men)이 더욱 부각 될 것이며, 까닭에 이들 미들맨들은 고정되어 있는 사무실이 아니라 인터넷이 되는 어느 곳이나 삶의 둥지를 마련할 수 있다. 이들은 물가 수준이 높고 교통이 불편한 기존 대도시 보다 물가 수준이 합리적이고 안전한 새로운 도시를 선호할 것이다.
기업가, 투자자, 컨설턴트, 통역사 등이 미들맨으로 역할할 것이며, 대표적 라이프스타일 허브로는 베트남, 체코, 불가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슬로베니아, 코스트리카 등의 나라가 될 것이다. 특이한 점은 금융허브로 성장한 싱가폴이 미래에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점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기온 상승 등 물리적 요소 외에도 물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다른 나라 대비 주거지로서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어느 정도 신문에서 많이 부각되었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은 일본의 80년와 유사한 점이 많다. 다행히 부동산 버블 붕괴까지는 안 왔지만, 심각한 가계 부채 수준, 경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30%가 넘는 자영업 비율, 재벌 위주의 독식 구조, 60%가 넘는 대외 의존도, 다문화인에 대한 차별. 이런 요소들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한국이 일본처럼 고용없는 성장에 돌입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소득 3만불*을 넘을 것인가로 갈릴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