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찾아온 불청객

아침 6시, 가렛 바우어(Garret Bauer)는 뉴욕 맨하튼 84번가에 위치한 155평 아파트 밖으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 시간에 누구지? 왜 경비가 막지 않았지?’ 하지만 그 다음 외침은 그들이 누군지 바로 짐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가렛 바우어, 어디 있나? FBI다” 20명의 요원들은 곧 그의 침실로 들이닥쳤고, 그는 체포되었다.

하지만 이 때까지도 그는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했다. 그가 담담하게 FBI가 물어본 첫 질문은 “샤워할 수 있나요?”였다. 거절당하자 물어본 두 번째 질문은 “이는 닦을 수 있나요?”였다. 다행히 그는 이를 닦은 채 밖으로 끌려 나갈 수 있었다.

바우어는 소위 잘 나가는 주식 트레이더였다. 하루 단위로 대규모 주식을 거래했고, 그 규모는 연간 80억 달러에 이르렀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그는 1995년 이래로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면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실현한 수익이 무려 3,700만 달러(약 400억원)에 이르렀다.

2012년 미시간 경영대학원에서 그는 ‘내부자 거래의 위험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처음 그의 목소리는 교과서 읽듯 딱딱했으나, 차츰 안정을 찾아나갔다.

“처음에는 내부자 거래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직접적인 피해자는 없더라도 시장의 규칙과 공정성을 헤치는 더 큰 짓을 저지른 것이지요. 여러분들도 유사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꼭 오늘 제 말을 기억하세요.”

그가 처음 내부자 거래를 시작한 것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NYU 법대 생이던 매튜 클러거(Matthew Kluger)는 뉴욕 한 로펌에서 인턴을 하면서 당시 IBM이 로터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이 정보가 돈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클러거는 이 정보를 롱 아일랜드에서 모기지 브로커로 일하고 있던 케네스 로빈슨(Kenneth Robinson)에 전했다. 그리고 그 정보는 주식 트레이딩을 하고 있던 로빈슨의 친한 친구 바우어에게 넘어오게 됐다. 두 다리를 거쳐가는 어쩌면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이 정보 전달은 그들을 지난 15년간 법망을 피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몇 년 전부터 바우어와 로빈슨이 일하고 있던 로펌을 눈여겨 보고 있었으나, 해당 로펌과 바우어를 연결할 고리는 찾지 못한 상태였다. 몇 번에 걸쳐 바우어는 증권거래위원회에게 추궁을 당했지만, 잡아 떼면 그만이었다. 클러거 역시 영리했다. 자신이 관련된 있는 소송 정보는 절대로 흘리지 않았고, 동료들과 일상적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 그렇게 증권거래위원회는 증거를 찾지 못해 속을 앓고 있었다.

바우어가 15년 동안 쭉 내부자 거래를 한 것은 아니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는 그들 사이에서 특별히 정보가 오고 가지 않았다. 로빈슨은 결혼해 애를 가졌고,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펼쳐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2005년 어느 날 클러거는 로빈슨에게 전화를 건다. 다시 한 번 내부자 거래를 할 셈이었다. 하지만 이 내부자 정보는 단점이 있었다. 관련되어 있는 회사는 알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었다. 주로 단타 위주로 거래하던 바우어가 소극적으로 변한 이유였다.

2010년 바우어가 흥미를 잃고 거래에서 손을 떼자, 그 동안 정보만 건내주던 로빈슨이 거래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로빈슨의 거래는 바로 FBI와 증권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걸려들었다.

FBI가 로빈슨을 추궁하자, 로빈슨은 자백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2011년 4월 그들의 화려한 거래는 막을 내렸고, 바우어의 70만불 짜리 롱 비치 별장도 주인을 잃어야 했다. 바우어는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그는 2012년 6월 최종 형량 확정 때까지 대학을 돌아다니며 강연을 시작했다. 하버드, 뉴욕대학, 다트머스, 미시간 등 그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그의 경험을 공유했다. 때로는 스카이프(Skype)로 영국 런던비지니스스쿨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 여름 이후로 약 150번의 강연을 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딱 하나입니다. 여러분들이 제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저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바우어가 저지른 범죄는 미국 역사상 최대 기간 내부자 거래로 기록되었다. 그는 9년형을 선고 받았고, 클러거는 12년형을 선고 받았다. 로빈슨은 형 확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 Walter Pavlo (2012/6/5), Inside Trader, Garrett Bauer, Sentenced to 9 Years in Prison, Forbes